마중시루展

  • 일     시 2022-11-18 ~ 2023-03-05
  • 연     령
  • 장     소 전북도립미술관-1전시실
  • 가     격
  • 문     의 063-290-6888

공연정보


전북도립미술관은 모악산 자락에 있고 치마산과 경각산을 마주하고 있다. 모악산(母岳山)은 어머니 산이라 불리고, 미륵의 산, 후천개벽의 성지라 불리우기도 한다. 이러한 명칭들의 바탕에는 ‘산신’이 있다. 이는 모든 자연 만물에 영혼과 정령이 깃들었다는 애니미즘에서(animism)에 기반한다. 현재도 모악산 곳곳엔 산신을 모시는 산신당과 산신각이 있고 문헌과 출토유물은 백제에서부터 산신숭배가 성행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는 비단 모악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데, 한국사 속 설화들은 단군이 죽은 후 산신이 되었다거나 견훤의 사위가 죽고 해룡산신이 되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중시루》는 우리가 마주하는 산을 단순한 자연물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신과 맞닿는 성스럽고 거룩한 장소이며 생명력을 지닌 실체로 접근한다. 여기서는 산을 그리는 작업을 산의 겉모습을 재현하거나 모방하는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려진 산은 산의 정령이나 산신을 조우한 작가의 경험이 압축되어 나타나는 또 다른 객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가 산을 그리는 행위는 일종의 ‘샤먼’적 행위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산의 정령이나 영혼을 작가가 작품으로써 소환하는 것이다. 


  전북미술계는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유독 산을 주제로 한 그림이 많은데, 이는 2,012점의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을 주제에 따라 분석했을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따라서 이번 《마중시루》는 산을 주제로 한 그림을 통해서 전북지역의 지역적 특징(locality)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지역의 작가들이 산을 인간과 평등한 위치의 객체로서 마주하고 있는 태도를 주목하는 것이다.


 전시 제목인 ‘마중시루’는 산의 정령을 마주하면서 맞이하는 의례를 의미한다. 작가가 만난 산들은 예술적 존재로서, 기원(祈願)적 존재로서, 혹은 역사적 존재로서 작품으로 탄생하고, 관람자는 그렇게 전시장에 소환된 산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3~4전시실의 《한봉림, 영원한 운동》, 5전시실의 《도화(畵)선 : 전북에서 피어오른 불씨들》과 함께 전북이라는 로컬리티를 새롭게 탐색하고 마주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

 

(54968)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효자로 225 / 공연등록 및 기술문의 : 1522-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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